수강 정정 중 김상균 선생님의 재미있는 공강 난사 철학 수업을 꼭 듣고 싶어 신청하려 보니 월요일 저녁, 이미 퇴근하셔서 서명을 해 주실 수 없단다. 게다가 원래 신청한 사람 수가 17명이라 자리는 하나 밖에 없는데 내 앞에 대기자가 4명이나 있는 듯. 아 ㅅㅂ. 수강 정정을 화요일 10시에 시작한다고 해서 일반물리학 수업 좀 늦게 들어갈 각오하고 기다렸으나…….
현실은 무려 1시간을 추운 복도에서 떨면서 기다린 끝에 수강 정정이 시작되고, 게다가 수강 정정을 처리하시는 김은정 선생님께서 자꾸 다른 전화를 받는 바람에 30분 더 기다려야 했다.
이 과정에서 무리한 욕심에 김상균 선생님의 서명을 조작하는, 지금 보면 좀 한심한 일을 저질러버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들켰고, 김은정 선생님의 꾸중과 함께 신청을 취소하는 것으로 마무됨. 조금 안타까운 것은 처음에 아예 서명을 안 받은 것을 말씀드린 뒤 나중에 서명을 받아올 경우 먼저 신청서를 제출한 것을 감안해 줄 수도 있었을 거라는 말씀(물론 말한다고 해서 보장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우선은 내가 잘못한 것은 맞지만 생각해 보면 수강 신청 선착순과 선생님의 서명 선착순에 모두 목매달아야 하는 학생의 처지가 슬프다. 아무튼 김은정 샘의 입장은 다음과 같은 듯:
수강 정정 때 선착순 접수를 우선적으로 인정하며, 선생님이 전날 퇴근하셔서 서명을 못 받아온 사람은 선착순을, 그것도 1시간 이상 기다린 것을 감안해 선생님들이 먼저 서명한 것을 무시할 수 있다.
결론은 선생님한테 먼저 선착순으로 서명 받았다고 안심하지 말 것. 또 선생님들이 "어? 다른 애한테 서명을 해 주어서 자리가 없을 텐데?"라는 말씀을 하실 땐 이러한 사실을 친절하게 설명해 드리면서 서명을 받아올 것. 자기한테 먼저 온 학생을 우선적으로 배려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는 인정할 수 없는 것. 그걸 무시하려는 선생님은 교무지원부의 뷁! 소리를 들어 마땅하지 않을까.
그러고 보니 수강 정정 신청서 양식은 월요일 저녁에 나왔는데, 그 애는 어떻게 김상균 선생님이 퇴근하기 전에 서명을 받을 수 있었던 걸까? 혹시 다른 종이에 서명을…? 아니면 작년의 양식을 이용한 걸까? 아무튼 그쪽도 완벽하게 합법적인 방법을 쓰지 않은 것 같은데……. 설마 다른 종이에 서명한 것도 일단은 인정해 주는 건가? 그럼 나 혼자 망한 게 되네...ㅠㅠ
P. S. 1시간 동안 시스템이 안 돌아간다면서 우리를 추운 복도에 떨게 내버려 둔 김은정 선생님께도 좀 화가 난다. 차라리 번호표라도 주지……. 1시간째 줄서 있는 학생들이 얼마나 불쌍해 보였으면 지나가시던 다른 선생님께서 우리에게 과자를 나누어 주신 걸까 (감사합니다ㅎ).